지난 3, 저렴한 SPA 브랜드의 옷을 사기 위해 타임스퀘어라는 큰 쇼핑몰을 찾아간 적이 있다. 집에서 2호선을 타고 바로 가기는 힘들고, 문래에서 내려 영등포 마을버스로 갈아 타거나 신도림에서 1호선을 갈아타 영등포역에서 내려서 지하상가를 따라 가거나 해야 해서, 교통이 불편했다. 신도림 역에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도 있지만, 매장 크기와 개수가 타임스퀘어에 비하면 많이 부족해서 타임스퀘어를 주로 간다.




 

항상 가장 빠른 이동수단은 지하철인 것을 알지만, 때로는 서울 구경을 핑계로 파란색 간선버스를 탄다. 그날도 그렇게 신도림까지는 지하철로 와서, 신도림에서 버스를 타고 영등포역쪽으로 갔었다. 두정거장쯤 지났나, ‘영등포역쯤 왔겠지하고 내렸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문을 닫은 가게들만 많이 보인다. 한 정거장 미리 내린 것이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아, ‘구경이나 더 하지!’라고 생각하며, 타임스퀘어 쪽으로 발걸음을 뗐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는데, 조용한 길거리 한편에서 고소한 냄새,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들린다. 더 자세히 가보니 치킨집이었는데, 그냥 치킨은 아니었다. 치킨 밑 누룽지가 트레이드 마크인, 누룽지치킨집, ‘계림원이었다. 그날은 혼자 간 것이기도 하고, 다음에 친구랑 같이 와야겠다 생각하며 월식회 리스트에만 올려놓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체인점이었다.

 

그리고 10, 친구가 서울대 대학원 면접을 잘 보고, 타임스퀘어에 가서 쇼핑도 하고 저녁도 먹을 겸 계림원을 가기로 했다. 이날은 서울대정문에서 6513을 타고 갔는데, 퇴근시간에 여의도를 돌아가는 버스 코스라 1시간은 걸린 것 같았다. H&M에서 옷을 사고 간단하게 커피를 한잔 한 후 계림원으로 갔다.

 




오늘도 그때처럼, 사람들이 많았다. 9시 조금 넘어서 들어갔는데, 다행이 자리가 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우리는 가장 기본메뉴인 누룽지통닭을 주문했다. 닭 크기는 시장통닭 크기보다 조금 큰 사이즈였고, 튀기지 않고 구이로 해서 나왔다. 같이 치킨무와 열무김치가 나왔는데, 밑에 누룽지와 뻑뻑살을 같이 먹다보니 술안주라기보단 식사로 먹기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기 전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아니면 내가 요즘 프렌차이즈 치킨집들의 맵고 짜고 강렬한 치킨맛에 적응이 되어버렸는지, 계림원의 닭은 고소하고 누룽지와의 조합은 신선하고 잘 맞았으나 특별히 더 맛있었다 라고는 못할, 특이한 치킨집으로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한번 더 가게 되면, 메뉴를 다른 메뉴로, 치즈콘닭, 모듬불닭으로 먹어보아야겠다.

Posted by 딕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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