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 들어오고나서 처음 받은 컴퓨터는 전에 연구실 학부생들이 쓰던 공용 컴퓨터로, 사양이 좋지않았다. CPU도 오래된 것이였고, 그래픽 카드도 쿼드로 FX1100이라는 전문가용 그래픽이었는데, 그렇게 좋은지 잘 체감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램이 6기가인데 시스템에서 램을 많이 먹어서 인터넷 창을 켜고 그래픽 프로그램을 돌리면 메모리 스왑이 일어나 느려지곤 했었다.


결국 지난 여름방학 때, 컴퓨터를 새로 샀고 교수님께서 모니터도 알아보라 하여, 여러 모니터를 알아보았다. 커브드 모니터도 몇종류 있었는데 그 종류가 많지 않았고 아직 대세는 평면 LED모니터였다. 얼마전에 고장이 나긴 했지만 잠시 반짝떴다가 시들시들해진 LG 3D모니터도 호기심에 샀다가 결국 3D 기능은 별로 써보지도 못해서 커브드모니터가 조금 망설여졌다. 


하지만 커브드는 3D처럼 제한된 컨텐츠, 안경을 써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도 하고, 그래도 새로운 것을 한번 써보자는 생각에 삼성 27인치 커브드모니터 C27F390F 모델을 골랐다. 삼성의 다른 커브드모니터 중 하나인 S27E500C는 저렴하면서 받침대가 이뻐서 마음에 들었는데, 화면의 휜 정도를 나타내는 곡률이 낮아 별로 휘어져 있는것을 잘 못느낀다라고 해서 포기했다. LG에서는 울트라와이드를 밀고있는지 27인치 크기에서는 커브드모니터가 없어보였다.


여러 모델을 고민하면서, 가격을 보니 27인치 모니터 가격이 많이 저렴했다. 4년 전쯤 27인치 모니터를 살 때에는 거의 30만원 근처였는데, 지금은 커브드인데도 20~21만원대였고, 제조사에 따라 다른 평면 모니터는 10만원대도 간간히 보였다. 



그렇게  C27F390F를 2개로 듀얼모니터를 맞추고, 자리에 세팅했다. 첫 설치때 좋았던 점은, 모니터 화면과 지지대를 연결 할 때 보통 다른 모니터들은 드라이버나 손나사를 돌려 결합한다. 그러나 이 제품은 모니터와 받침대 일부가 미리 나사로 조여져있다. 지지대와의 결합은 위에서 밑으로 끼우면 딸깍 거리면서 끼워져, 나사가 필요없이 바로 합칠 수 있었다. 그렇게 설치를 하고, 집에서 듀얼 모니터 쓰긴 쓰지만 연구실 자리에 맞추니 역시 생산성이 마구 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다. 첫 하루이틀은 화면이 휘어져있는 것이 신경이 쓰이긴 했는데, 그 뒤로는 눈이 적응을 했는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일에 집중하다보면 모니터가 휘어져있는지도 잘 체감하기 어렵고, 모니터를 대각선 방향으로 내려다보거나 모니터를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확실히 휘어져 보인다. 그렇게 보면서, '내가 커브드 모니터를 샀긴 샀군!' 생각을 하는데, 평소에는 딱히 느끼진 못한다. 광고에서는 곡면이라 눈에서부터 화면 정중앙과 화면 가장자리까지의 거리가 같아 눈이 덜피로하다고 하는데, 자리에만 앉으면 피곤해지는 대학원생이 그런것 까지 느낄 수는 없었다. 생각해보니, 오히려 곡률이 더 커서 더 많이 휘어지면 듀얼모니터로 구성하고 사용할 때, 화면 간 연결이 매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처음 모니터를 받고 케이블을 연결하니 화면이 조금 자글거리고 뭔가 안맞아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메뉴에서 밝기, 명암, 선명도를 조절해서 눈에 잘 맞도록 했다. 이런 것을 잘 못다루시는 분들이 이 모니터를 처음 켰을 때 그렇게 나온다면 그냥 그렇게 사용하실 것 같은데, 초기설정값을 잘 설정해서 나왔으면 더 좋겠다.

구성품

이 제품의 구성품으로는 모니터, HDMI 케이블, 모니터 드라이버 설치CD, 설명서이다. 보통 잘 같이 들어있지 않는 HDMI 케이블이 같이 들어있어서 좋았다. 드라이버 설치CD는, 요즘 이게 필요한가 궁금하다.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 Windows를 오래된 버전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주요기능

모니터의 모든 조정은 화면 뒷편에 위치한 작은 조이스틱으로 조정한다. 기존 모니터들이 그런 상하좌우 버튼을 일렬로 배열해서, 누를때마다 헷갈리게 만들었던 것과 달리 조이스틱은 아주 직관적이라 사용하기 편했다. 화면을 켤때는 조이스틱을 한번 눌러주고 화면을 끌 때는 조이스틱을 가볍게 눌러 메뉴로 들어가서 나오는 기본 화면에서 조이스틱을 내려 꺼도 되고, 켠 상태에서 조이스틱을 길게 눌러줘도 꺼진다.


눈 보호모드라고, 눈을 편하게 하는 최적의 화면을 만들어준다는 메뉴가 있다. 설정하면 화면이 탁해지고, 누런 빛을 띄면서 조금 어두워진다. 한번 신기해서 켜봤는데 실제 모니터 사용에는 더 불편한 것 같아 더이상 켜지 않는다. 그 외에도 게임모드, 응답시간, FreeSync 등 많은 화면전환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고사양 게임들을 위한 옵션이 있는데, 연구실에서 게임을 하지 않으니 아직 해보진 않았다. 커브드모니터의 가장 큰 장점이 게임할 때의 몰입도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아마 앞으로도 그 기능들은 써볼 일이 없을 것 같다.


내가 잘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한번씩 모니터의 입력은 있으나 아무 화면도 안들어 올 때, 조이스틱을 누르면 아무 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른 입력으로 바꿀 수 도 없고, 모니터가 꺼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켜져있는 상태로 전원케이블을 뽑았던 적이 두번정도 있다.

결론

처음으로 산 커브드모니터고 아직 널리 보급되진 않아 망설여지긴 했지만, 구입 후 두달간 사용해보니 단점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위에서 보면 휘어져있지만, 실사용시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커브드모니터가 3D모니터 처럼 금방 인기가 떨어져 죽을지, 아니면 모니터의 한 주류로 살아남을지 모르겠지만, 커브드모니터의 첫 시작으로 C27F390F를 선택하는 것은 가격면으로, 실사용면으로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Posted by 딕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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