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매


얼마전 블랙 프라이데이 때, 아마존에서 에코닷 2세대가 $10 할인해서 $39.99로 판매를 하길래, 구매했다.


이사가면 스마트홈 만들 생각을 머리속으로만 많이 하다가, 실제로 한 첫 지름이다.


구매는, 11월 24일에 했고, 배송은 12월 1일에 완료되었다고 하는데.....


4일 5일이 되어도 배대지에서 아무 말이 없다.


아마존에선 이렇게 나왔다.


Your package was left on the dock. Signed by DOCK


독에 던져두고 간건가? 독이 사인할 리는 없고... 택배기사님이 택배 집앞에 던져두고 가는거랑 같은건가.. 분실되었나..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dock 으로 검색을 해봐도, 다들 dock이라 되어있는데 제대로 배송된 것 맞나요? 가 결과의 주를 이뤘고, 며칠 뒤에 잘 받았다고도 해 나도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때가 블랙프라이데이여서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미국 직구를 위해 배대지를 사용했으리라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8일, 배송비가 책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바로 결제를 하고, 주말을 지나 오늘 월요일 12일에 택배를 받았다.



포장은 잘 되어 왔다.




에코닷 박스가 뽁뽁이 안에 한번 더 포장되어 있었다. 크기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작았다. 



아무튼 진짜 작다.




박스 열면 이렇게 나온다. 처음 열어보고, 220v 돼지코?가 방에 없어서 철물상 가서 하나 사왔다. 500원이다. 



전체 구성품. 본체, 마이크로usb 케이블, 전원어뎁터, 설명서 두장이다.



전면 아마존 로고. 작지만 들어보면 무게감 있다.



2. 기본설정









전원을 넣어주면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앱으로 설정하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아마존 에코가 지금은 미국한정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쓰는 다른 사람들은 apk설치파일을 따로 구해 설치하는것 같았다. 나는 앱스토어 미국 계정을 쓰고 있어서, 바로 다운받을 수 있었다. 




지금 다시 보니 사진이 많이 조명때문인지 많이 시퍼렇게 나왔는데, 검정색이다.


명령을 하려면,


1. 오른쪽 점 버튼을 눌러서 말을 하거나

2. Alexa 다음 명령어를 말을 하면 된다. (Alexa, What time is it?)


사용하기 전에 간단하게 설정을 먼저 하자.

알렉사 앱에서도 할 수 있고, 인터넷 alexa.amazon.com에서도 할 수 있다. 앱이 웹앱인 듯 하다.


Settings 들어가서, online 되어 있는 에코 닷기기를 클릭 해 온도를 섭씨로 바꿔주고 

거리를 metric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다시 Settings의 Voice Training으로 25개의 명령어를 말을 해, 

나의 발음을 에코닷이 더 잘 들을 수 있게 한다.


처음 Alexa, what time is it? 하면 이상한 시간을 알려주는데, 지역 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은 미국 우편번호로 하는데, 역시 아직 미국한정 서비스라 우리나라 시간을 맞출 수 는 없다.


이미 많은 선구자 분들이 주한미군 캠프로 우편번호를 맞추거나, 

우리나라와 시간대가 같은 팔라우 라는 곳의 우편번호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나는 다른 블로거분이 하신, 우편번호 96271로 설정을 했다. 안될것 같은데 이상하게 잘 된다.


그래도 날씨를 제대로 듣기 위해선,

Alexa, what's the weather in Seoul

Alexa, what's the tomorrow's weather in Seoul


이렇게 끝에 in Seoul을 말해야 한다.


말하고 대답하는데에 조금 딜레이가 있는데,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1. 내 발음이 구리다.

2. 아마존 미국서버와의 연결속도가 느리다. (요즘 저녁시간만 되면 구글 gmail 보는것도 느리다..)

3. 그냥 이게 정상속도다


정도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4. Skills

알렉사 앱이나 알렉사 홈페이지에 skills 탭에서, 다른 명령어를 끄고 켤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서드파티도 지원하는 것 같다. 여러가지 보다가 The Pianist라는게 있어 한번 켜서 해보았다.



나와있는 대로, Alexa ask The Pianist for an A 하면 A 음이 나오고, B flat 하면 B flat 음이 나온다.

미리 피아노 소리를 녹음한 듯 하다.

튜닝할 때 괜찮으려나?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많은 skills들이 있다. 시간날 때 더 찾아봐야지.

3. Amazon Music 이용

에코 닷 말고 SKT의 누구 처럼 길쭉하게 생겨서, 자체 스피커가 괜찮다고 한다. 에코 닷은 스피커는 있지만, 그렇게 좋은 음질이 아니여서 AUX나 블루투스로 다른 스피커와 연결하여 음악을 들으면 된다고 한다.

에코 닷에서 음악을 어떻게 듣는가 보니, 아마존 뮤직에서 음원을 구입하거나 아마존 뮤직에 자기 음악을 올려야 한다. 그래서 아마존 뮤직을 들어가보니, 다른 메뉴는 비활성화되고 일단 카드정보를 넣으라고 해서, 정보를 순순히 넣었더니 카드정보를 확인하라면서 진행이 되지 않는다.

열심히 검색한 결과, 역시 선구자분들이 다 방법을 찾아내신게 있어 따라했다. 

나는 이렇게 했다.

1. 아마존 기프트카드 $1를 내 아마존 계정으로 선물하기
2. 5분정도 기다린 후 선물이 도착한 것 확인
3. 아마존에 저장되어 있는 결제카드정보, 배송주소정보 모두 삭제
4. 아마존에서 Digital Music에서 Free music 검색 한 후 아무거나 구입
5. $0짜리 구입인데, Billing address를 넣으라고 해서 배대지 주소를 넣었더니 문제없이 진행
6. 구입 완료 후, 다시 아마존 뮤직 들어가보니 카드 정보 넣으라는 메세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1,2번과정은 다른분들이 하시는 거는 음악을 사야 된다고 해서, 살 요량으로 했는데 어쩌다보니 무료음원으로 했는데 문제없이 잘 되었다. 그래서 1,2번을 꼭 해야하는지는 모르겠다


4. 마무리

아직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재밌는 기능들이 많다. 다른 스마트기기와 연동하면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사 전 차근차근 준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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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집을 구하기 위해 직방도 보고, 다방도 보고, 피터팬 직거래 카페도 참고해서 볼 방을 정리해 약속을 잡고 부산에서 올라가서 하루만에 싹 다 돌아서 봤다.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가 출장차 서울에 오신  아버지를 만나 낙성대 세곳, 서울대입구 세곳, 대학동 세곳 정도를 보니 하루가 다 가 있었다. 정말 비싼데 방은 정말 작고.. 그런방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나마 방이 제일 큰, 서울대입구 쪽 방을 하기로 하고 내려와 바로 계약을 했다.


계약할 때는, 그저 방이 크니 좋다고 생각 했는데 실제로 살아보니 그렇지는 않았다. 일단, 창문을 열면 바로 옆 건물이 있고, 방 자체가 북향이다. 그래서 방에서 살면서 햇빛을 본 적이 없다. 낙성대 쪽 부동산에서 '서울에서 햇빛비치는 집이면 정말 좋은 곳'이라며 볕이 드는 1층방을 소개해 주었을 때, 그땐 별 생각없었는데 지금은 정말 공감한다. 


볕이 들지 않으니 빨래를 해서 널어도 결과가 시원찮고, 아침이 되어도 아침같지 않고.. 부산집에선 남향에 가까운 남동향이라 햇빛때문에라도 눈부셔 일어났는데, 여기선 아침이고 점심이고 저녁이고 빛이 들어오는게 거의 비슷할 정도였다. 그래서 주말에는 우울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 방을 계약할 때, 부동산에서는 능청스럽게 2년 계약서를 프린트해오던데, 1년으로 고쳐서 한게 정말 잘한 일 같다.


그러다가 지난 여름부터 집 근처 새로 건물을 올리는 곳이 있어, 호기심에 건물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방을 물어보고 하고, 직접 만나서 건물 소개도 들었다. 평수는 지금 방보단 조금 작지만, 그래도 남향이고 층이 높아 햇빛은 잘 들어올 것 같았다. 그러다가 건물주인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저씨는 건축회사를 운영하시는 분이고, 방배동 쪽에서 여러 건물을 올린 알아주는(?) 분이라고 하셨다. 거기다가 아침에 출근할 때 마다 보면 현장에 나와계시고, 이것저것 신경쓰시는 모습을 보니 뭔가 더 신뢰가 갔다.


그러면서 시간 날 때 마다, 서울대입구 근처 부동산을 싹 돌면서 매물 확인도 하고, 가격 비교도 하고 나름대로 비교분석을 하고, 고민에 고민 끝에 그 방을 하기로 하고 오늘 인생의 첫 부동산 계약을 했다. 고민한 시간에 비해, 계약서 도장은 10분만에 찍고 끝나버리니 조금 허무하기도 했다.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면, 지금 살고 있는 방 계약이 2월 중순까지인데, 준공이 늦어져 중간에 갈 곳 없이 애매하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걱정은 걱정이고, 앞으로 입주 전까지 새 집에 대한 여러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준비해 나갈 것이다.

Posted by 딕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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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친구와 같이 준비한 정부과제가 서류통과를 해서 상암에 발표평가를 받으러 간 적이 있다. 발표평가 후, 오랜만의 서울나들이 이기도 하고 해서 내려가기 전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때쯤 면식수행이라는 타이틀로 글을 쓰시는 분의 블로그에서육수가 제대로인 냉면집이라는 글이 떠올라,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수많은 날파리들과 싸우며 그 냉면집, ‘우래옥으로 갔다.

 

그때 먹었던 냉면은, 정말 부산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맛이었다. 부산에서 먹어본 냉면들은 일단 ~~면옥 으로 끝나는 냉면전문점이라 하더라도, 내어올 때부터 들어있는 양념장 때문에 육수가 빨갛고, 일단 식초와 겨자는 무조건 넣고 시작한다. 또 면은 일단 쉽게 끊어지지 않는 것이 부산에서 내가 먹던 냉면들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런데 서울 냉면은 정말 달랐다. 일단, 전혀 자극적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무 맛 안 나는 줄 알았는데, 슴슴하면서 담백한, 쉽게 말하면 시원한 갈비탕의 육수 맛이 느껴졌다. 오히려 여기서 내가 부산에서 봐 온 것처럼 식초와 겨자를 많이 넣으면, 오히려 그 맛을 잃어버리는 것 같았다.

 

부산에 내려가서 다른 냉면집을 가봤지만, 그때의 그 맛은 전혀 나질 않았다. 그렇게 정통냉면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고, 서울, 그리고 서울 근교에 제대로 하는 냉면 집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 친구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 냉면집을 다 한번 가보자고 약속을 했었고, 그렇게 이번 여름, TOPCIT 성적우수자 수상을 위해 서울로 오게 된 친구와 같이 마포에 을밀대본점을 가 또 다른 냉면의 맛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가을이 되어, 친구의 대학원 구술고사를 보고 또다시 냉면을 먹으러, 이번에는 충무로의 필동면옥에 가게 되었다.


갔다와서 알게 되었는데 이번 미쉐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 서울에 빕 구르망 (3만 5천원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는 훌륭한 음식) 리스트에 필동면옥이 올랐다.



주소 : 서울 중구 서애로 26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 - 오후 9시 (2, 4주 일요일 휴무)





가격은 을밀대와 같은, 1만원이다.



4호선 충무로역에서 내려 느린걸음으로 10분정도, 조금 걸어 들어가면 보이는 필동면옥은 가게 외형, 내부 인테리어로 볼 때는 오랜 역사가 있음직해 보였다. 지하철에서 필동면옥에 대해 찾아보니, 냉면에도 여러 파가 있는데, 필동면옥은 의정부파의 대표적인 냉면집이라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토요일 1140분쯤으로, 점심시간이어서 어느정도의 기다림은 생각을 하고 갔는데, 웬일인지 자리가 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그렇게 냉면 두 개와 제육 반 접시를 주문했다. 반 접시는 메뉴에는 없지만, 메뉴 가격의 반, 고기 양도 반으로 해서 주신다. 여기는 제육과 수육 메뉴가 있는데, 제육은 돼지고기이고 수육은 소고기로 만든 것이다.

 


제육 반접시가 먼저 나와 양념장에 먹어보니, 돼지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아주 맛있었다. 같이 먹던 친구가 양념장을 유심히 맛을 보더니, 소주 냄새(알코올 냄새)가 난다고 했다. 난 전혀 몰랐는데, 양념장에 코를 가져다 대니 냄새가 확 올라왔다. 그 뒤로는 이상하게 먹을 때 마다 알코올 향이 올라왔는데, 그렇지만 맛은 정말 좋았다.

 



곧이어 냉면이 나왔다. 냉면 위 고춧가루가 한껏 올라가 있는 것이 의정부파 냉면의 특색이라는데, 역시 고춧가루가 바로 보인다. 육수 맛은, 역시 훌륭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면서 깔끔한 뒷맛이 최고였다. 나는 이 슴슴한 맛이 좋아 식초와 겨자는 넣지 않고 먹는데, 역시 넣지 않아도 그 담백한 맛이 혀에 맴돌아 냉면을 진짜냉면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반 정도 먹다가, 친구의 냉면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 냉면 한 그릇을 새로 받았다. 서로 1.5그릇씩 먹다보니, 다 먹었을 때에는 배가 아주 불렀다. 이렇게 오늘까지 가본 곳이 을지로4가 우래옥, 마포 을밀대, 충무로 필동면옥이다. 다음 번에는 또다른 냉면 집을 더 찾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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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 저렴한 SPA 브랜드의 옷을 사기 위해 타임스퀘어라는 큰 쇼핑몰을 찾아간 적이 있다. 집에서 2호선을 타고 바로 가기는 힘들고, 문래에서 내려 영등포 마을버스로 갈아 타거나 신도림에서 1호선을 갈아타 영등포역에서 내려서 지하상가를 따라 가거나 해야 해서, 교통이 불편했다. 신도림 역에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도 있지만, 매장 크기와 개수가 타임스퀘어에 비하면 많이 부족해서 타임스퀘어를 주로 간다.




 

항상 가장 빠른 이동수단은 지하철인 것을 알지만, 때로는 서울 구경을 핑계로 파란색 간선버스를 탄다. 그날도 그렇게 신도림까지는 지하철로 와서, 신도림에서 버스를 타고 영등포역쪽으로 갔었다. 두정거장쯤 지났나, ‘영등포역쯤 왔겠지하고 내렸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문을 닫은 가게들만 많이 보인다. 한 정거장 미리 내린 것이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아, ‘구경이나 더 하지!’라고 생각하며, 타임스퀘어 쪽으로 발걸음을 뗐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는데, 조용한 길거리 한편에서 고소한 냄새,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들린다. 더 자세히 가보니 치킨집이었는데, 그냥 치킨은 아니었다. 치킨 밑 누룽지가 트레이드 마크인, 누룽지치킨집, ‘계림원이었다. 그날은 혼자 간 것이기도 하고, 다음에 친구랑 같이 와야겠다 생각하며 월식회 리스트에만 올려놓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체인점이었다.

 

그리고 10, 친구가 서울대 대학원 면접을 잘 보고, 타임스퀘어에 가서 쇼핑도 하고 저녁도 먹을 겸 계림원을 가기로 했다. 이날은 서울대정문에서 6513을 타고 갔는데, 퇴근시간에 여의도를 돌아가는 버스 코스라 1시간은 걸린 것 같았다. H&M에서 옷을 사고 간단하게 커피를 한잔 한 후 계림원으로 갔다.

 




오늘도 그때처럼, 사람들이 많았다. 9시 조금 넘어서 들어갔는데, 다행이 자리가 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우리는 가장 기본메뉴인 누룽지통닭을 주문했다. 닭 크기는 시장통닭 크기보다 조금 큰 사이즈였고, 튀기지 않고 구이로 해서 나왔다. 같이 치킨무와 열무김치가 나왔는데, 밑에 누룽지와 뻑뻑살을 같이 먹다보니 술안주라기보단 식사로 먹기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기 전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아니면 내가 요즘 프렌차이즈 치킨집들의 맵고 짜고 강렬한 치킨맛에 적응이 되어버렸는지, 계림원의 닭은 고소하고 누룽지와의 조합은 신선하고 잘 맞았으나 특별히 더 맛있었다 라고는 못할, 특이한 치킨집으로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한번 더 가게 되면, 메뉴를 다른 메뉴로, 치즈콘닭, 모듬불닭으로 먹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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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생활예술오케스트라 축제 '모두를 위한 오케스트라' http://amaorche.com/concert.php?index=24 에 친한 누나가 테헤란밸리 윈드 오케스트라로 참가해서, 세종문화회관에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이 8시인데, 학교에서 일을 정리하고 7시쯤 출발하게 되어서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

서울대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버스를 타고 가기에는 차가 막힐까 불안하고, 지하철로 가려면 어떻게든 돌아가는 것 같다. 


지하철은 서울대입구로 내려와서 2호선 영등포구청으로 가서 5호선 환승해서 광화문역으로 가는 방법,

낙성대로 내려와서 사당에서 4호선 환승, 타고 올라가서 DDP에서 5호선 환승하는 방법이 있다.

난 후자를 선택했는데, 조금 빠른 걸음으로 8시 딱 맞춰서 도착할 수 있었다.


광화문역에서 세종문화회관 바로 나가는 출구는 열차 진행방향 맨 앞쪽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출구와 떨어져 있다. 다음에 5호선타고 또 간다면, 영등포구청에서 갈 때는 열차 맨 마지막쪽, DDP에서 갈 때는 열차 진행하는 방향 제일 앞에 타야될 것 같다.


조만간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신림 경전철이 여의도까지 생기면 그래도 조금은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년 가을, 한국생활예술음악인협회(KOAMA) 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생활예술오케스트라 축제는는 전국의 오케스트라 및 음악 동호회가 모여 3팀씩 짝을 이뤄 경연을 한다. 경연 후 전문가 투표와 청중 투표 결과로, 가장 표를 많이 받은 단체는 그 다음 해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세종문화회관의 대극장, M시어터, 체임버 홀에 단체 규모별로 배정되어 축제 기간동안 병렬로 경연을 하는데, 나는 이번에 M시어터에서 관람을 했다.


자리는 2층 2열 2번 에 앉았다. M시어터는 처음이었는데, 2층임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로 연주자들이 크게(?)  잘보이고, 전체적으로 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저번 서울시민교향악단 공연을 강동아트센터에 보러 갔을 때에는, 1층 3번째줄에 앉았는데 무대가 너무 높아 바이올린 비올라 쪽만 잘 보이고, 관파트는 잘 안보여 아쉬웠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 뿐만 아니라 전 파트가 다 보여 같이 호흡할 수 있었다.


테헤란밸리 윈드와 경연을 펼치는 팀은 강원윈드, 성남윈드 였다. 윈드 오케스트라는 잘 알지 못해서 곡들은 거의 모르는 것이었지만, 성남윈드의 볼레로랑 테헤란벨리의 님로드는 윈드로 들으니 색달랐다. 다들 본업이 있고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였지만, 평일 밤 공연을 위해 준비하는 그 모습, 그 열정이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 홀이 작은데, 5~60명 되는 단원들이 목관 금관 악기를 힘차게 불어주어 홀이 진동하는 그 느낌이 좋았다.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손 꼽을 만한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만으로도 시민예술제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관객이 아니라 연주자로 꼭 같이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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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오케스트라에서 같이 비올라를 했던 학교선배를 만나러 경기도 이천으로 갔다.


원래는, 이번 폴포츠 공연을 같이하기로 했었는데 선배의 회사 일로 연주는 같이 하지 못해 아쉬웠다.


선배의 회사 앞 커피집에서 잠시 만난 후, 늦은 점심을 먹으러 이천쌀밥 나랏님 코스요리 음식점에 갔다.


이천은 쌀로 유명해서 그런지, 쌀밥을 메인으로 하는 한정식집이 많다.





나랏님은 서이천 IC에서 시내쪽으로 오면 아주 크게 기와집으로 되어있어 여러 한정식집들 중 눈에 띈다.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 신관도 있었지만, 뭔가 기와집이 더 끌려 본관으로 왔다.


내부는 아주 넓게 되어 있었고, 2시 반 정도로 늦은 점심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이, 대기는 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우리는 나랏님 정식을 시켰다.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다. 그래도 3만원 넘는 메뉴는 추가메뉴에 갈비찜 밖에 없으니, 김영란 법과는 거리가 먼 집 같다.



반찬이 많아 한장에 다 담기 힘들어 두장에 담았다.


이 집은 특이하게 큰 돌판에 모든 음식이 다 세팅되어서 나온다. 


그 돌판은 테이블에 바로 끼우고 뺄 수 있는데, 아무래도 차리고 치우는 시간이 절약되는 것 같다. 


메뉴는 돌솥에 쌀밥과, 된장찌개, 그리고 여러 반찬들이다. 


저기서 떡갈비와 쭈꾸미만 빼면 이천쌀밥 정식이 되는 것 같다. 


반찬들은 맛있었는데, 이게 진짜 반찬이 맛있는건지 아니면 내가


매번 학식만 먹다가 오랜만에 한상 푸짐한 식사를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주 맛있었다.




이천에 있는 한정식 집 답게, 쌀밥이 그중에서도 특히 더 맛있었다.


집에선 햇반만 먹는데, 이사를 가면 꼭 밥솥을 사서 직접 밥을 해먹어야겠다.



이렇게 돌판이 테이블에서 분리가 된다.


나오면서 보니, 분당에도 직영점이 하나 있었다.


다음에 분당에 (어른들과) 갈 일이 있으면, 한번 더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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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6일 목요일, 고양아람누리 음악당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인 `서울디지털밸리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폴포츠가 한 무대에 섰습니다. 저는 그 무대에서 비올라로 함께 연주했는데, 준비하고 연주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7월 중순, 올해 말에 있을 정기연주회를 준비하던 도중 `폴포츠와 함께하는 기획연주회를 계획 중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는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보통 아마추어 연주자로서는 하기 어려운 경험이고, 또 앞으로 제 연주 인생에 이렇게 큰 연주는 많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흥분되었습니다. 


준비한 연주회 곡은 총 15곡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 서곡, `영광의 탈출`로 시작한 연주회는 폴포츠 솔로, 소프라노 김민형씨, 가수 양정모씨와의 듀엣으로 곡을 구성했으며 마지막에는 월드비전 어린이 합창단과의 듀엣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자세한 레퍼토리는 포스터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1. 연습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이다 보니, 단원들 모두 악기 연주 말고 다른 생업이 있는 분들이라 매주 수요일, 일과가 끝난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정기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조금 부족해, 토요일 오후에 세 시간씩 추가연습을 더 했습니다. 대학원생으로서 연구실 생활 하면서 저녁에 시간을 내 연습을 하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연습을 마치고는 좋은 단원분들과 술을 마시며 힘들었던 것을 멀리 날려버렸어요.


2. 리허설, 그리고 트러블

10월 1일 토요일, 폴포츠와 다른 솔리스트들이 함께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리허설을 서초동의 한 연습실에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리허설을 하면서 폴포츠와 약간의 트러블이 발생합니다. 오케스트라가 자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게 큰 이유였는데, 보통 성악가 반주를 오케스트라가 하면 솔리스트가 지르는 부분에서는 지휘자가 그것을 기다려주면서 지휘로 오케스트라를 맞춰주어야 하는데, 우리 지휘자님이 그런 부분에서 솔리스트를 많이 배려해주지 않았던 게 문제였습니다. 그 외에도 솔리스트들과 함께하는 리허설인데도, 연습을 오케스트라 위주로 이끌어가셔서 폴포츠가 기분이 많이 상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연주자인 저로서도 폴포츠에게 맞춰야 할지 지휘자님의 지휘에 맞춰야 할지 고민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오케스트라가 조화롭지 못했습니다. 폴포츠는 연습 후 `한 오케스트라 안에 다섯 개의 오케스트라가 있는 줄 알았다`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클레임이 기획사를 통해 오케스트라 운영진에게 접수되었고, 운영진에서는 공연을 5일 앞두고, 지휘자 교체라는 강수를 두게 됩니다.


3. 마지막 세 번의 연습 

그렇게 새로 오신 지휘자님은, 국내 최고의 민간 오케스트라 중 하나를 지휘하시고 성악 반주 오케스트라 지휘를 주로 하시며, 폴 포츠와도 여러 번 맞춰본 경험이 있는 지휘자였습니다. 폴포츠도 그 지휘자님과 같이한다는 말을 듣고는, `더 리허설 할 필요 있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새 지휘자님 지휘 스타일은 비전공자인 제가 보기에도 쉽게 지휘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지휘가 명확해 연주하기 편했습니다. 곡의 진행을 지휘만 보더라도 명확하게 알 수 있었고, 지휘자님께서 폴포츠가 어디서 어떻게 부르는지, 곡을 늘이는 정도는 어떤지 경험으로 다 알고 계셔서 그것에 맞게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새 지휘자님을 급하게 섭외하다 보니, 연습시간도 일요일 밤 8시~11시, 월요일(개천절) 오후 5시~8시, 화요일 밤 8시 반~자정까지로 편성이 되어 연습하기 편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단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도와주고, 전공자 객원선생님들도 본인 일정을 변경해가며 일정에 맞추어 주어 성공적으로 연습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4. 공연전

10월 6일 공연 당일, 8시 공연이었지만 4시까지 도착하여 합창단, 그리고 폴포츠 등 다른 솔리스트들과 간략한 무대리허설을 했습니다. 무대에서 관객석을 바라보니, 무대가 제가 서본 무대중 손에 꼽을 정도로 커서 약간 긴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 자리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맨 앞에서 바로 지휘자님 보며, 수많은 의자들을 보니 더 기대 되었습니다.


5. 공연, 그리고 또 문제

무대에 올라가기 3분 전, 마지막으로 음을 조율하던 도중 비올라의 네 현 중 하나인 D 현이 갑자기 터져버립니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른 비올라 단원분께 D 현을 급하게 빌려 끼우고, 다시 조율해서 일단 무대에 올랐습니다. 새 줄 특성상 맞게 조율을 해도 음은 계속 내려가고, 그렇다고 계속 조율하기엔 눈치가 보이고, `네 번째 곡 처음에는 나 혼자 나오는 빅솔로가 있는데!!` 하면서 속으로 전전긍긍하면서 연주를 했고, 결국에는 내려간 음 만큼 운지를 잘 올려 짚어서 연주를 했습니다. 


1부 끝나고 내려갈 때 다시 확인해보니 반음 넘게 내려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연을 마칠 때까지 내려가는 현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며.. 머리를 많이 쓰며 연주를 했습니다. 덕분에 평소에 하지 않던 실수도 여러 번 했고요.


하지만 공연은 아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관객도 1,000명이 넘는 분들이 와주셨고, 많은 분들의 환호 속에 무대를 아주 잘 끝낼 수 있었습니다. 공연 정리를 하고 나서는, 광화문에서 폴포츠가 쏘는 뒤풀이를 폴포츠와 함께 즐기는 것으로 공연의 마무리를 했습니다.


6. 마무리

휴대전화 판매원을 하다가 Britain`s Got Talent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우승으로 유명해진 폴포츠는 자신도 아마추어로 시작했기 때문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의 공연이 더 뜻깊다고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이번 공연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기억에 남을만한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큰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솔리스트의 음악에 맞춰 제대로 성악반주를 해보았고, 취미로 하는 악기에 대한 열정들이 모여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격스럽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멋진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준 서울 디지털밸리 오케스트라 운영진분들을 포함하여 공연 준비에 애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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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공부하고있는 고3 동생이 서울에 있는 한 학교에 수시 입시 시험을 치러 혼자서 KTX를 타고 올라왔다. 디자인 전공 중 '사고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대학을 가고싶어 하는데, 이 대학의 주제가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퇴근을 하고 서울역에 동생을 데리러 갔다. 6시에 연구실에서 출발해서 관악02를 타고 낙성대로 내려와 서울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서울역 도착하니 45분이었다. 조금만 더 서두르면, 부산 내려갈 때는 7시 기차도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동생을 만나고,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저번에 가려다 못갔던 '해랑 회전초밥'에 가기로 했다. 동생이 회를 많이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저번에 가족모임 때 돌돔을 먹어보고는 '회도 맛있는 회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회전초밥집을 가서 다양한 초밥을 먹어보고싶다고 했다.


저번에는 삼성프로그래밍 경진대회 (SCPC)를 참가한 친구를 서울역에 바래다준다고, 같이 가서 늦은 저녁을 먹으려고 했었다. 9시가 입장마감인데, 도착하니 9시 2분이었다. 쉐프분들은 정리를 하고 계셨고, 카운터에서도 늦어서 못들어간다 해서, 다음을 기약한 적이 있다.


위치 : 서울 중구 통일로 10 연세세브란스빌딩 지하1층

영업시간 : 11:00 - 22:00, 평일 브레이크 15:00 - 17:00, 입장마감 21:00, 일요일 휴무




자리를 안내받아 앉아, 처음이라고 물어서 그렇다고 하였더니 간단한 방법을 설명해주신다. 1인 10접시 기본 15,000원, 이후 추가접시 1,300원이다. 다른 스시 집 대비 많이 저렴한 편이다. 10접시 안에는 볶음국수, 회무침등의 별도메뉴를 제외하고는 모든 초밥을 한 접시로 친다. 한접시에 초밥이 2개씩 나오지만, 좋은 메뉴는 한개만 나온다. 그리고 해랑에서 추천하는 메뉴, 튀긴양파연어, 새우장, 묵은지활어초밥을 한번 강조하고, 레일 위에 없는 메뉴는 주문지를 통해 주문을 하면 쉐프님들이 바로 챙겨주신다고 한다. 생강, 단무지, 장국등은 셀프다.




저녁 7시 30분쯤 갔었는데, 레일 위에는 초밥이 많이 있지는 않았고 다른 테이블에서는 주로 주문지를 통해 주문해서 먹고 있었다. 주문지는 찍지 못했는데, 보통 저가 회전초밥집에 있는 메뉴들 위주로 나왔다. 처음 주문지에는 가게에서 추천하는 그 세개를 적어 레일 위 주문지함에 올리니, 쉐프님이 가져가서 바로 준비해주신다.


계란초밥으로 시작해서, 광어초밥을 먹고, 주문지로 가게에서 추천하는 세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튀긴양파연어초밥은 튀긴 양파 찹을 살짝 구운 연어 위에 올려주는 것이었는데, 고소하게 맛있었다.

새우장초밥은 간장게장 좋아하면 이것도 좋아할 메뉴라고 하셨는데, 역시 맛있었다. 

묵은지활어초밥은 김치의 신맛과 회의 고소한 맛이 균형이 잘 잡혀 있었다.


다른 초밥집처럼 회가 두껍게 나온다던지, 회 크기가 아주 크지는 않다. 하지만, 한접시 1500원이라 생각하면 이 가격대의 다른 초밥집 (갓파스시등)에 비교하면 괜찮게 잘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초밥을 먹으면서, 볶음우동을 추가메뉴로 주문했는데 가격이 3천원이었다. 양은 적당히 3천원 정도로 나왔는데, 새우가 많이 들어있어서 동생도 좋아했다. 이후 타코와사비군함, 연어롤, 참치 등을 먹었고 동생은 날치알, 관자버터구이등을 먹었다.

그렇게 둘이서 21접시를 먹고, 배부르게 가게에서 나왔다. 기본 20접시에 1접시랑 볶음우동을 추가해서 가격은 34,000원 정도 나왔다.


서울역 앞, 아직 다른 많은 곳들을 가보진 않았지만 저렴하면서 맛좋은 초밥을 찾는다면 '해랑'은 괜찮은 선택이다. 다음에 친구와 함께 서울역쪽에 오게 된다면 한번 더 가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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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 들어오고나서 처음 받은 컴퓨터는 전에 연구실 학부생들이 쓰던 공용 컴퓨터로, 사양이 좋지않았다. CPU도 오래된 것이였고, 그래픽 카드도 쿼드로 FX1100이라는 전문가용 그래픽이었는데, 그렇게 좋은지 잘 체감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램이 6기가인데 시스템에서 램을 많이 먹어서 인터넷 창을 켜고 그래픽 프로그램을 돌리면 메모리 스왑이 일어나 느려지곤 했었다.


결국 지난 여름방학 때, 컴퓨터를 새로 샀고 교수님께서 모니터도 알아보라 하여, 여러 모니터를 알아보았다. 커브드 모니터도 몇종류 있었는데 그 종류가 많지 않았고 아직 대세는 평면 LED모니터였다. 얼마전에 고장이 나긴 했지만 잠시 반짝떴다가 시들시들해진 LG 3D모니터도 호기심에 샀다가 결국 3D 기능은 별로 써보지도 못해서 커브드모니터가 조금 망설여졌다. 


하지만 커브드는 3D처럼 제한된 컨텐츠, 안경을 써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도 하고, 그래도 새로운 것을 한번 써보자는 생각에 삼성 27인치 커브드모니터 C27F390F 모델을 골랐다. 삼성의 다른 커브드모니터 중 하나인 S27E500C는 저렴하면서 받침대가 이뻐서 마음에 들었는데, 화면의 휜 정도를 나타내는 곡률이 낮아 별로 휘어져 있는것을 잘 못느낀다라고 해서 포기했다. LG에서는 울트라와이드를 밀고있는지 27인치 크기에서는 커브드모니터가 없어보였다.


여러 모델을 고민하면서, 가격을 보니 27인치 모니터 가격이 많이 저렴했다. 4년 전쯤 27인치 모니터를 살 때에는 거의 30만원 근처였는데, 지금은 커브드인데도 20~21만원대였고, 제조사에 따라 다른 평면 모니터는 10만원대도 간간히 보였다. 



그렇게  C27F390F를 2개로 듀얼모니터를 맞추고, 자리에 세팅했다. 첫 설치때 좋았던 점은, 모니터 화면과 지지대를 연결 할 때 보통 다른 모니터들은 드라이버나 손나사를 돌려 결합한다. 그러나 이 제품은 모니터와 받침대 일부가 미리 나사로 조여져있다. 지지대와의 결합은 위에서 밑으로 끼우면 딸깍 거리면서 끼워져, 나사가 필요없이 바로 합칠 수 있었다. 그렇게 설치를 하고, 집에서 듀얼 모니터 쓰긴 쓰지만 연구실 자리에 맞추니 역시 생산성이 마구 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다. 첫 하루이틀은 화면이 휘어져있는 것이 신경이 쓰이긴 했는데, 그 뒤로는 눈이 적응을 했는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일에 집중하다보면 모니터가 휘어져있는지도 잘 체감하기 어렵고, 모니터를 대각선 방향으로 내려다보거나 모니터를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확실히 휘어져 보인다. 그렇게 보면서, '내가 커브드 모니터를 샀긴 샀군!' 생각을 하는데, 평소에는 딱히 느끼진 못한다. 광고에서는 곡면이라 눈에서부터 화면 정중앙과 화면 가장자리까지의 거리가 같아 눈이 덜피로하다고 하는데, 자리에만 앉으면 피곤해지는 대학원생이 그런것 까지 느낄 수는 없었다. 생각해보니, 오히려 곡률이 더 커서 더 많이 휘어지면 듀얼모니터로 구성하고 사용할 때, 화면 간 연결이 매끄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처음 모니터를 받고 케이블을 연결하니 화면이 조금 자글거리고 뭔가 안맞아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메뉴에서 밝기, 명암, 선명도를 조절해서 눈에 잘 맞도록 했다. 이런 것을 잘 못다루시는 분들이 이 모니터를 처음 켰을 때 그렇게 나온다면 그냥 그렇게 사용하실 것 같은데, 초기설정값을 잘 설정해서 나왔으면 더 좋겠다.

구성품

이 제품의 구성품으로는 모니터, HDMI 케이블, 모니터 드라이버 설치CD, 설명서이다. 보통 잘 같이 들어있지 않는 HDMI 케이블이 같이 들어있어서 좋았다. 드라이버 설치CD는, 요즘 이게 필요한가 궁금하다.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 Windows를 오래된 버전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주요기능

모니터의 모든 조정은 화면 뒷편에 위치한 작은 조이스틱으로 조정한다. 기존 모니터들이 그런 상하좌우 버튼을 일렬로 배열해서, 누를때마다 헷갈리게 만들었던 것과 달리 조이스틱은 아주 직관적이라 사용하기 편했다. 화면을 켤때는 조이스틱을 한번 눌러주고 화면을 끌 때는 조이스틱을 가볍게 눌러 메뉴로 들어가서 나오는 기본 화면에서 조이스틱을 내려 꺼도 되고, 켠 상태에서 조이스틱을 길게 눌러줘도 꺼진다.


눈 보호모드라고, 눈을 편하게 하는 최적의 화면을 만들어준다는 메뉴가 있다. 설정하면 화면이 탁해지고, 누런 빛을 띄면서 조금 어두워진다. 한번 신기해서 켜봤는데 실제 모니터 사용에는 더 불편한 것 같아 더이상 켜지 않는다. 그 외에도 게임모드, 응답시간, FreeSync 등 많은 화면전환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고사양 게임들을 위한 옵션이 있는데, 연구실에서 게임을 하지 않으니 아직 해보진 않았다. 커브드모니터의 가장 큰 장점이 게임할 때의 몰입도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아마 앞으로도 그 기능들은 써볼 일이 없을 것 같다.


내가 잘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한번씩 모니터의 입력은 있으나 아무 화면도 안들어 올 때, 조이스틱을 누르면 아무 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른 입력으로 바꿀 수 도 없고, 모니터가 꺼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켜져있는 상태로 전원케이블을 뽑았던 적이 두번정도 있다.

결론

처음으로 산 커브드모니터고 아직 널리 보급되진 않아 망설여지긴 했지만, 구입 후 두달간 사용해보니 단점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위에서 보면 휘어져있지만, 실사용시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커브드모니터가 3D모니터 처럼 금방 인기가 떨어져 죽을지, 아니면 모니터의 한 주류로 살아남을지 모르겠지만, 커브드모니터의 첫 시작으로 C27F390F를 선택하는 것은 가격면으로, 실사용면으로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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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5일 일요일 오후 3시, 활동하고 있는 필레오 오케스트라에서 야외공연을 해서 비올라로 같이 연주했다. (공연정보) 서울에서 한 두번 째 공연인 이번 공연은 리허설날과 공연 당일, 먼저 잡힌 다른 일정이 있어 못할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고민 끝에 그 일정을 포기하고 연주회를 같이 했다. 하지만, 리허설까지의 일정은 조정하지 못해 참석하지 못하고 바로 공연을 해서 혹시나 틀리지 않을까 신경을 많이 썼다. 


연주회 장소는 신도림역과 테크노마트 사이 위치한 '신도림예술공간 고리'로, 무대는 오픈되어 있는 곳이라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발길을 멈추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곡은 마법의 성, 위풍당당 행진곡, 가브리엘 오보에, 마녀배달부 키키 OST, 미녀와 야수 OST,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고장난 시계, 성악 협연으로 내 마음의 강물과 오 솔레미오, 아를르의 여인 2번 중 미뉴엣, 파랑돌을 연주했다.




마법의 성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했다. 처음 연주한 곡이지만, 멜로디가 유명하고 쉬워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할 수 있었다. 

위풍당당 행진곡

엘가 곡인 이 곡은 콘브리오 공연에 이어서 두번째로 한 곡이다. 콘브리오에서는 첼로로, 이번 연주에서는 비올라로 연주했다. 한번 연주하면 일단 힘들다. 곡 이름이 위풍당당인 것 처럼 크게 활질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평소 연습때는 out에 앉아서 여러 음 나올 때 높은 음을 계속 연주해오다가 공연 때는 in에 앉아서 낮은음을 연주해야 했다. 그런데도 습관적으로 높은음을 연주해버렸다.

가브리엘 오보에

오보에가 솔로로 연주한 이 곡은 오케스트라로는 처음 연주한 곡이다. 콰르텟으로는 에떼르노 모임에서 여러번 했었고, 고모 댁에 가서 마당에서 고기구워먹으며 연주를 부탁하는 친척분들이 주로 듣고싶어 하시는곡이라 혼자서 연주하곤 했었다. 그래도 역시 멜로디가 오보에로 나오니 정말 좋았다.


마녀배달부 키키 OST

히사이시 조 곡인 이 곡은 만화 배경음악 답게 잔잔하면서 마음을 울리는 곡이었다. 히사이시 조 메들리 만들 때 넣을까 했었는데, 포뇨를 넣는다고 넣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처음 연주한 곡이었고, 공연때의 연주가 세번째 연주였는데, 할 때 마다 느낌이 달라 좋은 곡이었다. 후반부에는 리듬을 타는데, 연주하기 편하고 좋았다. 만화는 보지 않았지만 곡을 연주하면서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

미녀와 야수 OST

콘브리오에 이어서 두번째로 공연한 이 곡은 버전이 다른건지 콘브리오 때랑은 조금 달랐다. 콘브리오에서는 첼로로 했었고, 이번에는 비올라로 했었다. 그래도 멜로디 라인은 비슷해서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클라 솔로로 한 이 곡은 아주 잔잔한 곡이었다. 리허설을 참석하지 못해 악보를 연주 당일 처음 봤는데, 피치카토 위주로 작게 연주하는 거라 부담없이 할 수 있었다. 

고장난 시계

듣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연주는 처음했다. 초등학교 때 해본 것 같기도 한데, 잘 기억이 안난다. 짧고 쉬운 곡이었다. 똑딱똑딱 하는 소리가 영롱하니 좋았다.

내 마음의 강물

6월 쯤 어머니가 바이올린 + 소프라노로 해보자고 해서 처음 본 곡이다. 추석때 내려갔을 때에는 비올라로 했었다.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 가곡으로, 연주하면서 부모님 생각이 나서 더 감명깊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테너분과 함께 했다. 성악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울림이 대단한 것 같았다. 셋잇단음표 많이 있는 부분에서 약간 앞과 뒤가 다른 것 같아 잠시 헷갈렸었는데, 금방 자리를 찾아 연주했다.

오 솔레미오

유명한 성악곡, 오 솔레미오도 콰르텟으론 해봤는데 성악하고 하는것은 처음이었다. 비올라가 스케일로 올라가는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리허설 때 마디 하나가 사라져서 같이 연주하시는 분이 알려 주었는데, 이부분 실수할까 신경을 많이 써서 했다. 역시 틀리진 않았다.

아를르의 여인 2번 중 미뉴엣, 파랑돌

비제 곡인 이 곡은 1번과 2번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중 2번 3악장 미뉴엣은 정말 많이 들어본 곡이지만 연주는 처음이었다. ABA형식인 이곡은 A에서 플룻이 수려하게 연주하면 현악기들이 피치카토로 반주를 깔아주다가, B에서 웅장하게 활질을 하고, 다시 A로 돌아와 조용하게 끝이 난다.


2번 4악장인 파랑돌은 이번 연주가 네번째다. 초등학교와 콘브리오에서는 바이올린으로, 부경대 객원으로 갔을 때 비올라로, 이번연주회에서도 비올라로 했었다. 비교적 최근에 한 곡이라 수월하게 했다.



앵콜로는 위풍당당행진곡을 한번 더 하고, 공연을 마쳤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공연이라, 더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앞으로 있을 연주회에서 하게 될 핑갈의 동굴과 단존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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